조형적 성격의 시각 예술

 

                                                                                                                                                                                                                                                                        마리오 메롤라(퀘벡대학교 미술대 교수)

 

 조형적 성격의 시각 예술을 행사함에는 작품의 범위적 관련을 시켜주는 범주 안에서 예술가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서 개발된다. 소묘를 하는 사실은 그가 그려야 하는 종이의 특정한 규격을 선택해야 하며 화가는 화폭의 두 개의 범위를 정해야하고, 조각가는 높이, 넓이, 깊이의 강력한 공간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그들이 이차적으로 택하는 선택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이고 친밀한 물리적 추진력을 이해하게 되며 또한 작품을 실현하는 과정 중에 작품의 총체를 알게 된다.

 

그러므로 최예태 화백의 화폭을 대할 때, 풍경, 도시의 장면, 또는 정물 혹은 나체 등 그의 작품형성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우선 화가가 선택한 규격의 선정과 예술가와 또 한편 그가 전개하는 시각적 세계 사이에 연력 지어지는 내적 대화를 인식하고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 안에 있는 초상, 물체, 형태, 볼륨, 빛, 공간 등은 작품의 넓이와 높이의 한계 안으로 화가의 내적 충동을 끌어 드리며, 관찰한 물체의 충실하고도 유일한 현존의 엄격한 테두리를 벗어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 내가 그의 그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보통 관람객들이 그러하듯 나도 그의 풍경화 안에서 그의 숙련된 기술을 발견하게 되는데, 거기에 더 나아가 한계를 초월하여 내재하고 있는 하나의 영혼, 한 정신을 알아보게 된다.

최화백의 그림에서 그가 관찰한 소재를 충실하게 옮겨놓는 재치와 기술적 억제를 모두 소유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히 밝혀 두어야 할 것은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그의 작품에서 보고 발견한 것은, 그의 표현의 내적 본질이며, 그 본질은 다만 기술적 바탕과 어떠한 효과를 내는 재치 위에서만 연결 지어지고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어떤 풍경, 정물,나체, 그런 것들은 그에게는 한 개의 작품으로 완성시키는 구실에 불과한 것이며 오로지 작가는 그러한 작품을 한 방향으로 집중하는 것이며 또한 작품을 전개해 나가는 동안 예술 작품으로 탄생하는 중개적 세계를 도입하는 것이리라.